[질주하는 CARINA]<上>중국, 글로벌 車업체 격전지로
요즘 중국 자동차시장의 화두는 ‘중국 전략형 모델’이다. 2000년대 초 승용차의 보급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자 자동차 업체들은 일제히 값싼 소형차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저가 승용차와 최고급 대형 세단으로 양극화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최근에는 소형차와 중·대형세단 사이를 파고드는 ‘C2’ 세그먼트(등급)가 중국 자동차시장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C2 등급이란 현대자동차 ‘아반떼’ 같은 C등급(준중형) 차량의 차체 크기를 중형차에 가깝게 키운 차를 말한다. 승용차를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기는 중국인의 소비 심리가 서민층의 구매력 향상과 맞물려 ‘중형차 같은 소형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 아반떼보다 크게 쏘나타보다 작게
7월 중국 3공장 가동에 들어간 현대자동차도 C2 등급에 주력하고 있다. 2008년 구형 아반떼의 중국형 버전인 ‘위에둥’ 출시에 이어 지난달 23일 신형 아반떼의 중국형인 ‘랑둥’을 내놨다. 랑둥의 차체 길이는 4570mm로 국내에서 팔리는 아반떼(4530mm)보다 40mm 길다.
현대차는 내년 C2 등급 시장이 600만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아반떼와 쏘나타의 중간급 모델을 개발해 중국 3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상반기(1∼6월) 실적을 발표한 자리에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아반떼와 쏘나타 사이 모델의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닛산 폴크스바겐 등 C2 강화에 총력
중국에서 현대차와 경쟁하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C2 등급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GM은 뷰익 브랜드의 ‘엑셀’과 한국GM이 개발한 준중형차 ‘크루즈’의 중국형을 내세워 이 등급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승용차시장 2위인 폴크스바겐은 중국 내 전체 23개 모델 중 C2 등급에 가장 많은 7개 모델을 투입하고 있다. 게다가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19일 출시된 ‘뉴 라비다’를 시작으로 ‘뉴 보라’(하반기), ‘신형 산타나’(12월), ‘신형 제타’(내년 1월) 등 4종의 C2 등급을 추가로 내놓고 있다. 중국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었던 도요타와 혼다도 이 등급 신차를 준비 중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중국 내 평균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구매력이 커졌다”며 “향후 성장을 지속할 C2 등급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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