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스위스3 등 인수 표류… 경기둔화에 영업도 위축… 또다시 구조조정 불안감
2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5개월가량 이어져온 KG케미칼컨소시엄의 현대스위스3저축은행 인수작업이 전면 백지화됐다. KG케미칼은 국내 비료회사다.
또 대부업체 애이앤피파이낸셜(상표명 러시앤캐시)가 현대스위스4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법정이자율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스위스 측은 한 외국계 사모펀드(PEF)에 3저축은행과 4저축은행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흥저축은행도 경기저축은행의 지분을 팔아 자본을 늘리겠다고 약속해 영업정지를 면했지만 아직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은행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1735억 원의 적자를 낸 데다 지난달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증권거래 정지대상에 오르는 등 겹친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토마토2저축은행도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모회사가 영업정지를 당한 뒤 10개월째 예보의 관리를 받으며 매각작업을 추진 중이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부실은 심화해 지난해 3월 말 7.76%였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년 만에 ―11.75%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개별 저축은행들이 경영개선을 일부러 이행하지 않는 게 아니라 영업 부진 등 시장 상황 때문에 이행을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8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솔로몬(우리금융) 한국(하나금융) 미래(J트러스트) 등 3개 저축은행의 최종 계약도 늦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 3일부터 영업을 시작하려던 이들 은행을 인수한 은행들도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최종 계약을 인가해줄 방침이다. 인가를 받으면 이 은행들은 각각 우리금융저축은행(솔로몬) 하나저축은행(한국) 친애저축은행(미래)으로 상호가 바뀐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