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이탈로 한족화 가속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 시에 위치한 옌지인민경기장에서 지난달 24일 어린이들 이 경축공연 연습을 하다 잠시 휴식하고 있다. 옌볜조선족자치주 창립 60주년을 기념 해 3일 이 경기장에서 2만2000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경축공연이 열린다. 옌지=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개혁 개방과 한중 수교는 중국엔 도약의 기회가 됐지만 조선족자치주엔 오히려 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는 계기가 됐다. 자치주 내 조선족 인구는 1995년 86만 명이었지만 2009년에는 80만 명으로 7%가량 줄었다. 중국 전체 인구는 같은 기간 10% 가까이 늘었다.
자치주의 조선족 인구 감소는 한국 정부가 해외 동포에 대한 비자 정책을 완화하면서 한국으로 가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다 중국 각 지역으로의 진출이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소수민족 자치주 내 소수민족 인구가 전체의 30%를 밑돌면 자치주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 2010년 3월 리룽시(李龍熙) 조선족자치주 주장은 “자치주를 옌볜 시로 전환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조선족 인구 감소는 조선족 사회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어 매체인 지린(吉林)신문에 따르면 옌지의 홀몸노인 비중은 23.9%로 조선족이 많은 자치주 밖의 다른 도시보다 월등히 높았다.
조선족 학교도 줄고 있다. 1990년 소학교는 363개, 중고교는 288개였지만 지금은 20%만 남았다는 말이 나온다. 1918년 설립돼 민족교육의 요람으로 불렸던 룽징(龍井)의 정동중학교도 1999년 학생 감소로 문을 닫았다. 조선족 전문예술인 배출의 산실이었던 옌볜대 예술학원 무용부는 정원 60명을 채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