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소지 벌금형 그쳐… 그나마 처벌한 사례도 없어美-日-加는 징역 3∼10년
아동 상대 성범죄를 충동질하는 요인 중 하나인 아동 포르노에 대해 한국은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 왔다. 아동 음란물을 소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중 처벌하는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인터넷상에서 아동 음란물을 내려받아 보관하는 행위가 불법이라는 인식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영국 인터넷감시기구인 IWF(Internet Watch Foundation)는 한국을 세계에서 5번째로 아동 음란물이 많이 유통되는 나라로 분류하고 있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아동 음란물은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동영상 또는 사진을 뜻한다. 음란물에 등장하는 인물이 실제로는 성인이더라도 미성년자로 보이게 변장했다면 이 역시 아동 음란물로 간주된다.
이 법은 ‘아동이나 청소년이 나오는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수출입한 자에 대해 5년 이상의 징역, 배포하거나 전시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순 소지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아동음란물 소지 행위도 벌금을 물리도록 돼 있지만 이 처벌 조항이 실제로 적용된 적은 없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작년 468명 중 225명 풀려나… 1년새 ‘집유’ 6.8%P 증가, 성인대상 성범죄도 솜방망이 ▼
아동(만 12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게 법원이 실형이 아니라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비율이 지난해에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8월 31일 부산에서 열린 전국형사법관포럼 발표 자료에 따르면 1심 선고 기준으로 만 12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비율은 2010년 전체 482명 중 199명으로 41.3%였지만 지난해에는 48.1%(468명 중 225명)로 6.8%포인트 높아졌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 유형 중 60%가량을 차지하는 강제추행 사건은 집행유예 비율이 9.8%포인트 늘었다. 반면에 강제유사성교는 1.1%포인트, 강간은 1.7%포인트 정도 집행유예 선고 비율이 낮아졌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추행 신고건수가 늘어나 집행유예도 함께 늘어난 것”이라며 “추행은 합의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