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종석 구속 수감현장검증 태연히 범행재연…형사에 “담배 한가치 달라”
현장 검증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 피의자 고종석이 1일 피해자 집 앞에서 눈을 날카롭게 뜨고 범행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나주경찰서는 이날 그가 범행 전 들른 PC방과 피해자의 집, 영산대교 아래에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나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일 오후 광주지법 101호 법정 앞. 잠자던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뒤 달아난 고종석(23)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나타났다. 불과 30여 분 만에 심사를 받고 나온 그는 취재진에게 “제가 죽어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솔직히 죽고 싶습니다. 반성하고 있고 가족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 1시간 만에 구속영장 발부
반성의 말이라도 있었던 영장실질심사와 달리 고종석은 1일 오전 현장검증에서 시종일관 태연한 표정으로 범행을 재연했다. 일부 주민이 그를 향해 “저런 놈은 죽어야 해”라며 욕설을 퍼부었지만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는 범행 전 들른 PC방에서 200여 m 떨어진 A 양 집으로 이동해 문을 열고 들어가 납치하는 과정도 담담하게 재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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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장소인 영산대교 아래로 이동할 때는 형사에게 “담배 있으면 한 가치만 달라”고 요구했다. 성폭행 장면을 재연하는 과정에서는 마치 지도교수라도 된 듯 형사들에게 “그게 아니고”라며 부연설명을 하기도 했다. 영산대교 아래는 그가 자주 낚시를 해온 곳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장검증을 마치고 광주 서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되면서 경찰관에게 “내일 어떻게 되느냐”며 일정을 묻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 검거되는 순간 “저는 안했어요”
그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여자를 한 번도 사귀어 본적이 없고, 포르노물을 보며 대리만족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며 번 돈을 인터넷 게임이나 술, 성매매에 모두 썼으며, 중학교 2학년을 자퇴한 것은 학교에서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따돌림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2남 1녀 중 둘째인 그는 학력 미달로 군대는 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외톨이로 지내던 고종석은 사회에 대해 막연한 분노를 갖고 있으며 자신의 미니홈피에 ‘악법도 법이다’라는 글을 남기는 이중적 성향도 보였다”며 “그가 살았던 순천이나 나주, 완도 등의 성폭행 범죄 연관성을 추가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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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