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車 생산량 작년 1842만대… 한국도로 달릴 날 곧 온다
BMW의 중국 선양 공장에서 근로자가 세단형 승용차인 ‘5시리즈’를 조립하고 있다. BMW그룹 제공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지금까지 내수를 감당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수출은 브라질과 러시아 등에 85만 대를 판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자동차업계에선 중국산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무대에 등장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완성차 생산기술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품질이 형편없다는 편견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현지 생산능력을 강화해 온 결과다. 중국 정부도 자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100개 이상인 자동차업체를 10개 이하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한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에 처음으로 중국 토종업체가 진입했다. 중국 국영 대기업인 중신그룹(CITIC) 계열사인 ‘CITIC 다이캐스털’은 알루미늄 휠과 주물부품 등을 생산해 지난해 매출 12억9100만 달러(약 1조4600억 원)로 97위에 올랐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 부품의 사용 비중을 늘리고 있다. 닛산의 중국 전용 브랜드 베누시아는 장기적으로 부품 전량을 현지에서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요타와 폴크스바겐 등도 현지 조달을 늘리고 있다. 중국 부품업체들은 이들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까다로운 요구를 맞추는 과정에서 기술력이 한층 높아지게 된다.
중국산 자동차가 해외로 진출하는 데 있어 큰 걸림돌이었던 배기가스와 안전기준의 충족도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재 세계 주요국의 환경기준인 ‘유로5’(유럽연합의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보다 한 단계 낮은 ‘유로4’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 시는 이르면 올해 안에 새로 시장에 나오는 자동차의 배기가스 기준을 유로5로 높일 예정이다. 중국 자동차 충돌테스트 규격인 ‘C-NCAP’도 7월 충돌시험 속도를 유럽 수준(시속 64km)으로 올렸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제작기준이 확산되면 자연스럽게 자동차의 성능과 안전도가 높아지고 수출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