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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성폭행 여아 재수술 안할 듯

입력 | 2012-09-04 03:00:00

병원 “점차 안정… 2주뒤 퇴원, 인공항문 부착 수술 받아”
고종석 “엄한 처벌 두렵다”




전남 나주 성폭행 피해 아동인 A 양(7)이 이르면 2주 후에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 A 양을 치료하는 전남대병원은 3일 브리핑을 갖고 “현재로서는 재수술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문제가 없다면 이르면 2주 후 퇴원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A 양은 8월 30일 발견 당시 나주종합병원에서 1차 수술을 받았다.

주치의인 주재균 교수(대장항문외과)는 “하지만 봉합된 회음부 부위는 감염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며 “만약 감염 증세가 보이면 재수술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 여부는 앞으로 1, 2주 지나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 교수는 “A 양은 1차 수술 후 2일까지 장내 가스가 배출되지 않아 물만 섭취했지만 3일 저녁부터는 미음이나 죽 섭취가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항생제 치료를 비롯해 감염을 최소화하는 데 치료를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또 “현재 외부로 노출돼 있는 인공항문(장루)은 큰 문제가 없어 퇴원 뒤 일반적으로 3∼6개월 사이에 복원수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 양은 직장 외벽 근육과 주위가 찢겨 항문으로 배변을 보지 못해 인공항문을 부착하는 수술을 받았다.

주 교수는 이어 “현재 A 양은 정신적 불안 등을 포함한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2차적인 정신적 피해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어 소아정신과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해 어린이는 이처럼 힘겨운 치료 과정을 겪고 있지만 성폭행범 고종석(23)은 범행 당시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중형에 처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3일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고종석은 “(범행을 저지르면서도) 붙잡히면 엄한 처벌을 받을 게 분명해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고종석이 성폭행 도중 검거에 대한 두려움이 들자 A 양을 아예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종석은 중학교 2학년 학력이지만 자신의 엽기적인 범행이 얼마나 강한 처벌을 받을지 개략적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 어린이 걱정보다는 자신이 중한 처벌을 받을까봐 걱정하다 자포자기한 눈치”라고 말했다. 경찰은 고종석이 영산대교 밑에서 10분 정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고종석은 왼손으로 A 양의 목을 졸라 실신하자 숨진 것으로 착각하고 범행을 중단한 채 곧바로 달아났다.

경찰은 고종석의 유전자(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강도 강간 등 각종 미해결된 강력범죄와의 연관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살인미수 정황을 추가로 조사해 5일경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나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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