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규모사업장 일부 지원 두 달째… 달라진 가게 풍경
8월 31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참치회전문점 ‘참치한마리’에서 사장 전승렬 씨와 직 원 임세명 김복희 씨(왼쪽부터)가 환하게 웃고 있다. 안양=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 근로자-사업주 ‘윈윈’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은 고용보험 및 국민연금 보험료를 3분의 1에서 2분의 1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상은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평균임금 월 125만 원 미만의 근로자와 사업주.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가입으로 전 사장이 내는 돈은 직원 1인당 5만∼6만 원. 직원 4명의 몫으로 매달 20만 원가량이 든다. 액수보다는 매달 고정적으로 내야 하는 것이 전 사장의 부담. 게다가 직원들조차 “당장 한 푼이 아쉬운데…”라며 부정적인 분위기였다. 그는 “당분간 직원들 몫의 보험료도 대신 내주겠다”며 직원들을 설득했다. 당장 자신의 부담은 커지지만 갑자기 나쁜 상황이 닥치더라도 당장 수입이 끊기는 것은 막기 위해서다. 전 사장은 내친김에 최근 산재보험과 국민건강보험에도 가입했다.
그는 “사실 이런 작은 음식점에서 직원들 보험까지 챙겨주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직원들도 어느 정도 불의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게 주방에서 일하는 김복희 씨(54·여)는 “아직 보험 혜택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가입했다는 사실만 생각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에서 ‘아세아카센타’를 운영하는 김정숙 씨(60·여)는 8월 30일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18년 전 남편과 함께 이곳에 터를 잡은 김 씨는 9년 전 사별한 뒤 혼자서 정비소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대형 정비업체와의 경쟁 속에 상황은 어려워졌고 직원들도 몇 달을 버티지 못하고 나가기 일쑤였다.
김 씨는 직원들이 조금이나마 편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회보험을 생각했다. 그는 “가게 여건이 옛날만 못하다 보니 보험 가입은 차마 엄두를 내지 못했다”며 “정부가 절반을 지원해 준다는 말을 듣고 가입했다”고 말했다.
○ 고용과 복지가 하나로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고용보험 가입률은 5인 미만 사업장이 28.3%, 5∼9인 사업장은 56.2%에 불과한 실정. 국민연금 가입률도 각각 26.6%와 53.1%에 그치고 있다.
과거 사회보험 가입을 ‘불필요한 일’로 보던 시선은 줄었지만 아직도 ‘필요하지만 당장 보험료가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여전히 많다. 이는 사업주뿐 아니라 근로자도 비슷하다. 보험에 가입해도 당장 이익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은 이런 인식을 조금씩 바꿔 나가면서 실직 위험과 노후생활 불안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 문의는 근로복지공단(1588-0075)이나 국민연금공단(1355)으로 하면 된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두루누리 사회보험’을 검색해도 된다.
안양=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