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시 복지상 대상을 수상한 그는 천주교 강원도 정선 본당의 주임신부로 부임한 뒤 1972년 주민 30여 명과 함께 정선시민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 조합은 현재 4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할 만큼 커졌다. 지역병원이 없는 정선군민을 위해 1975년 성프란치스코 의원도 열었다. 1981년 서울로 옮긴 뒤 강북구의 달동네에 살면서 재개발 지역 주민을 위한 임시 이주단지 건립을 이끌어내는 등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일자리 창출, 소액대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재개발 때문에 세 번이나 셋집에서 쫓겨났다. 그는 “남은 생도 이곳에서 보내며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40여 년을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를 보살피다가 7년 전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할 수 없으니 남에게 부담을 주기 전에 떠나겠다’는 편지를 남기고 홀연히 고향으로 돌아간 외국인 수녀들도 있다. 주민들이 ‘큰 할매, 작은 할매’로 불렀던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 수녀와 마가레트 수녀다. 이들은 장갑도 끼지 않고 환자들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해외 의료진을 초청해 수술을 주선했으며 한센인 자녀를 돌보는 영아원을 운영하는 등 환자들을 사랑으로 섬기고 소리 없이 떠났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