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서울 송파2동 촬영 현장
KBS2 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배경이 된 서울 송파구 송파2동 ‘장수단 팥빵’ 빵집의 촬영 현장. KBS 제공
서울 송파구 송파2동에서 떡방앗간을 운영하는 신상인 씨(64)는 요즘 장사할 맛이 난다. 저녁이면 인적이 끊겨 조용하던 동네에 요즘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찾아온다. 일본 중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도 상당수다. 바로 KBS2 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넝쿨당) 때문이다.
50%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며 국민드라마로 불리는 ‘넝쿨당’에는 주인공 차윤희(김남주)의 시아버지 방장수(장용)가 운영하는 빵집 ‘장수단팥빵’이 나온다. 이 장수단팥빵이 신 씨의 떡방앗간 바로 앞에 있는 것. 신 씨는 “6개월쯤 전부터 촬영을 시작했는데 드라마 출연진도 자주 떡을 사 먹는다. 지난번엔 김남주 씨가 직접 시루떡을 사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일대는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무렵 동네가 형성된 뒤 한 번도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된 적이 없다. 대부분 빌라나 양옥집, 2, 3층 높이 상가 건물로 전형적인 서민 동네다.
염호일 KBS 섭외부장은 “방장수네 집 마당의 귀남이나무가 30년쯤 된 나무여야 하기 때문에 동네도 그만큼 세월이 느껴지는 곳이어야 했다”며 “수도권 일대를 모두 뒤졌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귀남이나무는 다른 곳에서 가져와 심었다. 초반에는 촬영 때문에 불편하다며 항의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드라마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금은 대부분 이해하는 분위기다.
종영을 앞둔 ‘넝쿨당’은 5, 6일경 모든 촬영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장수단팥빵집의 경우 기존 가게가 다시 입주해야 하기 때문에 촬영이 끝나면 바로 세트 철거가 시작된다. 드라마에 나온 오리지널 ‘장수단팥빵’을 직접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넝쿨당’ 팬이라면 걸음을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