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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한달 전부터 노렸다

입력 | 2012-09-05 03:00:00

“엄마 따라 PC방 온 4남매 7월말에 만난뒤 범행 생각”




전남 나주에서 7세 여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고종석(23)은 범행 한 달 전쯤 PC방에서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가 데려온 큰딸(12·초등학교 6학년)을 보고 성적충동을 느끼면서 성폭행을 할 생각을 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고종석은 7월 말 나주시내 한 PC방에서 A 양(7) 어머니와 4남매를 만났다. 당시 A 양의 어머니는 PC방에 게임을 하러 갔고 3세 아이를 포함한 4남매가 모두 함께 갔다. 고종석은 이 PC방 인근에서 5년 전 5개월간 살았고 A 양 어머니를 ‘이모’ ‘누나’ 등으로 불렀다. 경찰은 고종석이 PC방에서 A 양 가족을 만난 시각은 오후 3∼6시로, 당시 큰딸을 범행 대상으로 점찍었다고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고종석은 지난달 30일 오전 1시경 PC방에서 만난 A 양 어머니에게 “A양 아버지는 잘 사시냐”고 물어 “술을 마시고 잠을 자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는 A 양 자매를 지켜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범행에 들어갔다. 그는 오전 1시 반경 집에서 잠자던 A 양을 이불째 납치한 뒤에야 자신이 들고 온 여아가 큰딸이 아닌 A 양인 것을 알았지만 개의치 않았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고종석은 A 양이 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누워 있어서 납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A 양을 큰딸로 착각한 것이다.

경찰은 고종석이 A 양을 살해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성폭행 도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종석은 경찰에서 “성폭행 도중 (A 양이) 내 얼굴을 본 데다 경찰에 붙잡히면 큰 벌을 받을 것 같아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양의 목 졸림 흔적이 4, 5일 만에 없어진 점 등을 감안하면 사전 살인 계획은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 양은 부상 부위 수술을 마치고 전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여전히 정신적 불안 등을 포함한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5일 이 사건을 광주지검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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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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