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대선 3자구도 살펴보니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그러나 5차례의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이런 주장이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확실한 양자대결 구도(노무현 대 이회창)로 진행된 2002년 대선을 제외한 4차례의 대선에서는 제3후보가 모두 15% 이상을 득표해 의미 있는 성적을 냈다. 그러나 이들 대선이 모두 3자 대결구도로 진행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1위 후보와 3위 후보의 득표율 차가 10%포인트 이내였던 진정한 의미의 3자 대결은 1노2김(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후보)이 맞붙었던 1987년 대선밖에 없었고, 나머지 대선에서 제3후보는 1, 2위 후보와 큰 격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1992년과 2007년 대선에서는 제3후보가 대선 승패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992년 대선에서는 정주영 후보가, 2007년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각각 16.3%, 15.1%를 득표하면서 보수 성향의 표를 분열시켰지만 김영삼, 이명박 후보는 압승을 거뒀다. 1997년 대선 당시에도 여당을 탈당한 이인제 후보가 19.2%를 득표하며 친여·보수 성향의 표를 가져갔지만 김대중(40.3%) 이회창 후보(38.7%)는 박빙 승부를 펼쳤다. 두 후보 간 표차는 겨우 39만 표로 외환위기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등 당시 여권에 불리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이인제 후보의 이탈이 이회창 후보의 결정적인 패인만은 아니었다. 이렇게 보면 역대 대선은 결국 1987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사실상의 양자대결로 치러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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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