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한시적 첫 공개… 생태탐방로 12월 공식 개장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곶자왈도립공원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다양한 상록활엽수와 양치식물이 자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지하수를 함양하는 역할을 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도립공원 전체 면적은 154만6757m²(약 46만8000평)로 6.5km에 걸쳐 탐방로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 3.0km를 WCC 참가자와 도민들에게 선보였다. 멸종위기 식물인 개가시나무를 비롯해 종가시나무, 녹나무 등으로 울창한 숲을 이뤘다. 군데군데 비목나무와 팽나무도 눈에 띄었다. 하늘을 찌를 듯 자란 나무들로 인해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도 있다.
하부는 곶자왈의 주요 식생인 고사리가 자리 잡았다. 쇠고사리가 주종을 이뤘다. 바닥은 늘 푸른 나무들에서 떨어진 낙엽 덕분에 푹신푹신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 낙엽은 오랜 시간 지나면서 부엽토로 변해 곶자왈 식생의 자양분이 된다. 돌, 나무에 콩짜개덩굴이 다닥다닥 붙어 원시림 모습을 보였다. ‘찌르르 찌르르’ 우는 벌레소리, 이름모를 새소리는 귀를 즐겁게 했다.
곶자왈은 수풀을 뜻하는 ‘곶’과 자갈들이 모인 곳을 의미하는 ‘자왈’의 합성어. 용암이 흐르다 굳어진 뒤 크고 작은 바위로 쪼개진 지대에 형성된 자연림이다. 주민들은 곶자왈에서 땔감을 얻고 숯을 만들기도 했다. 해안과 한라산 고지대를 잇는 야생동물의 생태통로이자 은신처 역할을 한다. 폭우가 내려도 순식간에 지하로 스며드는 특징은 제주의 지하수를 만드는 원천이 된다.
생태탐방로는 추가 작업을 거쳐 12월경 공식 개장한다. 조성사업을 맡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변정일)는 내년에 높이 10m에서 곶자왈을 탐방하는 스카이워크를 비롯해 탐방안내소, 전망대 등을 설치한다. 변 이사장은 “곶자왈은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생태환경을 갖고 있다”며 “체계적인 운영과 보전으로 환경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