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추석-국경절 연휴 앞두고 한국 증시 들썩
‘유커(遊客)’라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베이비부머 또는 바링허우(80後·1980년 이후 출생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행색은 다소 초라해 보이지만 1인당 평균 쇼핑액이 100만 원을 넘는 ‘큰손’이다. 개인 물품만 구매하는 일본인들과 달리 중국인들은 가족이나 친구에게 줄 선물까지도 한꺼번에 구매하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1년 중 여름 휴가철을 제외하고는 10월에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다. 9월 말 중추제를 시작으로 국경절(9월 30일∼10월 7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을 이용해 한국을 찾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중국 관련 소비업종은 화장품, 호텔, 면세점 등이 꼽힌다. 이들은 중국인 관광객 수 추이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큰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과거 3년간(2009∼2011년) 중국 소비 관련 수혜주 26개 종목의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추제 연휴 한 달을 앞둔 시점부터 연휴가 끝날 때까지 화장품 업종이 10.36%로 가장 많이 올랐다. 뒤를 이어 음식료 8.48% 섬유·의복 7.84%, 카지노 7.82%, 여행·숙박 7.42% 순으로 나타났다. 윤소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추제 기간을 앞두고 한 달 전부터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다가 연휴 기간이 끝날 때쯤 상승세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일부 업종은 중추제 기대감이 벌써부터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 업체인 코스맥스는 8월 한 달간 주가가 37.18%나 뛰어올랐다. ‘미샤’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에이블씨엔씨와 한국콜마 역시 각각 23%가량 상승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쇼핑과 호텔신라도 같은 기간 11.91%, 7.51% 주가가 올랐다. 윤 연구원은 “저가 화장품주는 경기 불황에 따른 국내 소비패턴 변화에다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저가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크게 높아진 것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계절적 요인에 따른 무리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4일 코스맥스 등 중저가 화장품 3인방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5% 이상씩 동반 하락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많이 오른 중소형주는 주가 조정 부담이 있는 데다 증시가 살아날 경우 전기전자 및 자동차 등 기존 대표 업종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