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安측 구태정치의 전형” 민주 “하필 경선 잔칫날에…”
졸지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의 일격을 맞은 새누리당은 안 원장 측이 ‘묻지 마 폭로’를 하고 있다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상일 대변인은 “금 변호사의 태도는 구시대적이고 정치공작적 행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안 원장에 대한 언론 검증이 시작되자 물타기를 하기 위해 사적 통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논평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안 원장이 금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승낙했다면 그만큼 최근 검증 국면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며 “안 원장의 매력은 기성 정치인과 다르다는 점인데, 폭로라는 구태 정치의 전형을 보여 줌으로써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선 최수영 수석부대변인이 “친구 사이의 사적인 조언이 협박으로 변질되고 시중에서 들은 얘기가 불출마 종용으로 둔갑하는 사안에 대해 제1야당의 대변인이 ‘독재정권 시절의 부활’ 운운하며 침소봉대해 왜곡하는 것은 자당의 위기감에 대한 초조감의 발로”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계민석 대표 부실장은 금 변호사의 기자회견 직후 황우여 대표에게 “안철수 관련 ‘협박’이 이슈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사실 관계가 이슈가 되도록 해야 함”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계 부실장은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 확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민주통합당에선 “왜 하필 우리 당의 ‘심장’인 광주·전남 지역 대선후보 경선 날 찬물을 끼얹나…”라는 반응이 나왔다. 금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연 시간은 공교롭게도 광주·전남 경선이 시작된 시각과 똑같은 오후 3시.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별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경선에 대한 관심이 ‘박근혜와 안철수의 양자 대결 구도’로 옮겨 가는 데 대한 우려가 나왔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에 안 원장 측이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며 “‘검증 공세’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우리 당 축제에 재를 뿌린 건 불쾌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민주당엔 금 변호사의 폭로를 계기로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겠다는 기류도 강하다. 자체 진상조사특위 구성은 물론 국정조사 카드도 꺼내 들 태세다. 민주당과 안 원장을 ‘불법사찰의 공동 피해자’로 묶어 새누리당과 각을 세우겠다는 구상도 엿보인다. 불법사찰 문제를 유신정권 시절과 연결시켜 궁극적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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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