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KAIST 발전기금사무국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익명의 노신사로 학교에 55억 원의 기부금을 내겠다는 것. 80대인 노신사와 그의 아내는 1년 전 기부금을 내겠다고 했으나 당시 학교가 연이은 자살 사건 등 갈등을 빚고 있어 잠시 기부를 미뤄 왔다. 하지만 더이상 국가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개발과 KAIST 발전이 지체돼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에 기부를 결정한 것.
부부는 학교에서 기부를 할 경우 신원이 알려질 수 있다며 기부 장소도 다른 곳을 요구했다. 6일 오전 경기의 한 식당에서 서남표 총장 등 학교 관계자를 만난 부부는 55억 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약정했다. 이 돈은 부부가 사업을 하면서 평생 모은 현금과 주식, 채권 등이다. 부부는 “큰돈은 아니지만 기부금이 석좌교수 연구기금과 학생 장학금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