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금융 대회규정엔 못줘 “서연정에 특별상 고민 중”
아마추어 서연정(17·대원여고)이 7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 17번홀(파3·168야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이 공은 홀 3m 앞에 떨어지더니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MBC TV 화면 캡처
7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는 벤틀리의 주인이 나올 뻔했다. 홀인원의 주인공이 아마추어 선수인 서연정(17·대원여고)이었기 때문이다. 서연정이 이 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친 공은 홀 3m 앞에 떨어지더니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서연정은 기쁨에 젖어 있었지만 주최 측은 벤틀리 수여 여부를 두고 장고(長考)를 거듭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부터 홀인원에 한해 아마추어 선수도 부상을 받을 수 있도록 골프규칙을 개정했다. 대한골프협회(KGA)도 올해부터 이 규칙을 따른다. 작년까지는 아마추어는 상금은 물론이고 100만 원 이상의 부상을 받을 수 없게 돼 있었다.
결국 대회 주최 측과 KLPGA, KGA, 보험사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마라톤 회의를 가졌다. 결론은 ‘벤틀리를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광배 KLPGA 경기위원장은 “KLPGA는 KGA의 하위 기관이 아닌 별도의 기관이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는 KLPGA의 경기 규칙에 따라 서연정에게 상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회 주최사인 한화금융네트워크 측은 “서연정에게 별도의 특별상을 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서연정은 홀인원 덕분에 이날 1언더파를 치면서 중간합계 이븐파 144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전날 공동 6위였던 유소연(22·한화)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2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