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특별한 버스/밥 그레이엄 글·그림/40쪽·1만1500원·시공주니어
시공주니어 제공
이 책은 한 소녀의 순진한 동심이 마을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가슴이 뭉클하게 그려낸다. 자칫 폐차될지 모르는 버스는 마을 사람들의 힘으로 스텔라 집 옆 마당에 옮겨진다. 소녀와 마을 사람들은 버스를 닦고 쓸고 깨끗이 청소한 뒤 내부에 소파를 들여놓고, 책과 어항도 갖다 놓는다. 동네 청년들은 버스 바깥에 멋진 그림을 그렸다. 볼품없던 버스는 어느새 마을 사람들이 모여 얘기도 나누고 음식도 나눠 먹는 동네 사랑방으로 변했다.
하지만 작가는 마냥 동화 같은 얘기만 펼치지는 않는다. 이 버스가 불법 주정차된 것을 적발한 견인회사가 폐차장으로 끌고 가 버린 것. 스텔라와 마을 사람들은 골칫거리에서 소중한 공간으로 변신한 버스를 되찾기 위해 폐차장으로 몰려간다. 결국 견인회사 대표와 스텔라는 버스를 두고 담판을 짓게 되는데….
글과 어울려 단순하고 간결하게 곁들인 그림들은 앙증맞고 사랑스럽다. ‘천국’은 사람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풀과 새들이 함께 쉬는 공간으로도 그려져 아이들에게 자연과 공존하는 생활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책을 읽고 아이들과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우리 곁의 천국을 찾아보면 어떨까.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