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정통적 역사연구 관점인 공자의 술이부작(述而不作·옛것을 풀이할 뿐 창작하지 않음)에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나는 토크 시리즈에서 단서를 통해 과거를 상상하고 재구성하는 ‘술이작(述而作)’을 시도했다. 커피 향을 즐기듯 역사의 향기까지 맡고 싶었기 때문.
동서식품의 맥스웰하우스 커피 광고(동아일보 1971년 1월 14일)는 “언제 어디서나 안심하고 사실 수 있는 맥스웰하우스 인스탄트(인스턴트) 커피”라는 헤드라인 아래, “마지막 한 모금까지 신선한 향기가 살아있읍(습)니다”라며 향의 혜택을 내세웠다. 남미에서 원두를 직수입해 ‘생산에서 공급까지 50시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커피 향이 살아있다는 것. ‘세계적인 커피의 명문’인 맥스웰의 기술과 품질보증을 바탕으로 수출까지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가 담긴 병을 크게 제시함으로써 상품 자체를 강렬한 매력으로 부각시켰다.
광고라는 잔에도 인생이 담겨 있다. 광고를 상품 판매 메시지로만 본다면 화려한 잔만 보는 것이다. 광고에서 당대 문화의 표정을 읽었으면 싶다. 연재를 마치며, 그동안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전화나 e메일로 격려해주시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리트윗 해주신 열성 독자들께도.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