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車판매 1년새 22% 뚝… “얼어붙은 소비 살리자” 오늘 내수활성화 대책 발표
정부 고위당국자는 9일 “얼어붙은 소비의 진작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구상 중”이라며 “자동차 개소세 인하도 유력하게 검토하는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정부는 10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미 발표된 추가 재정투자 규모(8조5000억 원)를 2조∼3조 원 증액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내수활성화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부가 자동차 개소세의 인하 방안을 지난 주말 당에 보고했다”며 “이 밖에도 법을 고치지 않고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으로도 할 수 있는 소비 진작책이 여러 건 발표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회의에서 개별소비세 인하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세법 체계상 정부가 이를 인하하면 차량 구입 시 납부해야 할 개소세가 지금보다 최대 30%까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새누리당에서 요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선 여전히 완고한 거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내수대책을 검토하는 것은 최근 자동차 등 내구재 매출이 급감하고 백화점, 대형마트 같은 유통업체 매출이 수개월째 하락하는 등 소비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8월의 자동차 내수판매는 총 9만6648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9% 감소했다. 국산차(8만6072대)만 놓고 보면 판매 감소율은 24.9%로 2009년 1월(7만3874대)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경부 당국자는 “업계 부분파업으로 인한 공급 차질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자동차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불황을 덜 타는 유통업체들도 최근 부쩍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재정부의 잠정집계 결과 8월 대형마트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5% 감소해 4월(―2.4%)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후 대형마트 매출액이 5개월 연속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월 백화점 매출액도 6.1% 줄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나빴던 2007년 1월(―6.2%)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