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음악실서 살충제 치~익… 라이터 켜자 ‘펑’ PC 등 태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더니….’
9일 오전 2시경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지하 1층 음악연습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음향기기에서 심심치 않게 바퀴벌레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혼자 있던 연습실 주인 이모 씨(31)는 참다못해 스프레이형 가정용 살충제를 들고 ‘바퀴벌레 소탕작전’에 나섰다.
‘치∼익, 치∼익, 치∼익.’ 앰프 밑부터 시작해 평소 바퀴벌레가 출몰하던 곳에 중점적으로 살충제를 뿌렸다. ‘바퀴벌레들이 죽었을까?’ 확인하고 싶었지만 어두워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이 씨는 아무 생각 없이 라이터를 켰다. 그 순간 불길이 확 치솟았다. 살충제의 인화성분 때문에 불이 난 것이다. 불길은 벽에 붙여 놓은 흡음재(소음흡수장치)에 옮아붙으며 점점 더 커져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