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극본 김순옥·연출 최영훈)이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10일 한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다섯손가락’의 내용과 설정 등이 소설 ‘살인광시곡’과 비슷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살인광시곡’은 김주연 작가가 2009년 출간한 소설로 살인을 소재로 다룬 미스터리물이다.
블로거에 따르면 드라마에서는 채영랑(채시라)이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고아를 입양한 뒤 처음엔 잘 보살펴 주다가 자신의 친자식보다 더 큰 재능을 보인다는 사실에 점점 표독스럽게 변해간다는 점이 소설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설 속 엄마 영애가 새끼손가락을 다쳐 피아노를 못 치게 된다는 점과 드라마 속 유인하(지창욱)가 새끼손가락을 다쳐 피아노를 못 치게 되는 설정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또 소설 속 주인공 명우가 믿고 따르던 양어머니의 진짜 속내를 알고 배신감에 휩싸이는 것과 드라마와 소설에서 모두 화재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가 죽는 것, 드라마에서 유지호(주지훈)이 자신의 곡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지휘자와 싸우는 장면 등 전체적 소재뿐만 아니라 드라마 속 장면 장면과 소설이 유사한 점을 일일이 열거했다.
이와 관련해 소설가 김주연 씨는 “사실 드라마 방송 전부터 소설과 비슷한 점을 파악하고 제작사 예인e&m 측에 찾아가 항의를 했다”면서 “하지만 제작사 측에서 소설을 재출간하며 책 표지에 드라마 ‘다섯손가락’과 관련된 홍보를 함께 하자고 하더라. 그렇다면 ‘표절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더니, 설정이 우연히 겹치는 게 있다. 하지만 김순옥 작가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재 SBS는 제작사와 함께 진상을 파악 중이라며 “곧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