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도둑들’ 1300만 대기록 코앞, 피에타 효과 언제쯤… 독립 머나먼 ‘독립영화’
국내 흥행에서도 한국 영화는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10일 오후 현재 관객 1284만 명을 모은 ‘도둑들’은 조만간 ‘괴물’의 기록(1301만 명)을 넘어 흥행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대’(2009년) 이후 3년 만에 ‘1000만 영화’가 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흥행도 “요즘만 같아라”
상반기 한국 영화 관객은 4417만 명. 상반기 역대 최고 기록인 2006년(4148만 명)을 넘어섰고 2011년 상반기 3281만 명과 비교하면 34%나 증가했다. 극장 점유율도 지난해 48%에서 53.4%로 증가해 외국 영화를 앞질렀다.
올 상반기 한국 영화의 도약은 30, 40대 관객을 겨냥한 영화들의 선전이 이끌었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내 아내의 모든 것’ ‘건축학 개론’ ‘댄싱퀸’ ‘부러진 화살’ 등이 각각 300만 명 이상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 영화가 기획력이 좋아지고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관객을 끌고 있다. ‘피에타 효과’까지 더해져 한국 영화의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흥행 양극화, 처우 문제가 숙제
한국 영화의 중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김기덕 감독이 제기한 저예산, 독립영화들의 설 자리는 여전히 좁다. 상반기 ‘다양성 영화’ 흥행작 상위 10위 중 한국 영화는 ‘말하는 건축가’(3만8000여 명) ‘두레소리’(3만5000여 명) ‘다른 나라에서’(2만8000여 명) 3편뿐이다. 저예산 독립영화는 상영관 수도 적지만 다른 영화와 교대로 스크린에 걸리는 이른바 ‘퐁당퐁당’ 상영을 하거나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집중 배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많은 영화인들은 “작은 영화가 설 땅이 없어지면 큰 영화의 상상력도 고갈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스태프에 대한 열악한 처우 개선도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촬영, 조명, 연출부 등 ‘막내급’ 스태프의 연봉은 274만 원에 불과하다. 스태프 평균 연봉도 1221만 원으로 저임금 문제가 심각하다. 한 제작사 대표는 “요즘 스태프를 지망하는 인재들이 예전 수준만 못하다. 드라마, 광고 분야로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