桃: 복숭아 도 李: 오얏 리 不: 아니 불 言: 말씀 언下: 아래 하 自: 스스로 자 成: 이룰 성 蹊: 지름길 혜
흉노에게 전설적인 존재였던 이광은 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였고, 성품은 청렴했다. 그는 상을 받으면 부하들에게 나눠줬다. 군사를 인솔할 때는 식량과 물이 부족한 곳에서 물을 보아도 병졸들이 물을 다 마시기 전에는 물에 가까이 가지 않았다.
그에게는 활을 쏠 때 희한한 습관이 있었다. 적이 습격해 와도 거리가 수십 보 안에 들어오지 않거나 명중시킬 자신이 없으면 쏘지 않았다. 대신 쏘기만 하면 활시위 소리가 나자마자 상대를 고꾸라지게 만들었다. 말하자면 싸움 자체를 즐겼다. 이 때문에 그는 싸움터에서 자주 적에게 포위되거나 곤욕을 당했다. 거기장군(車騎將軍) 위청(衛靑)이 흉노를 공격해 농성((농,롱)城)에서 무찔렀을 때도 이광은 흉노의 포로로 잡혔다가 도망쳐 돌아왔다. 맹수의 공격을 받아 다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이광은 정치에 밝지 못했고, 어리석고 순진해서 조정의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평가 절하된 그의 면모를 이 여덟 글자로 정리할 수는 없다. 이광이 제후에 오르지 못한 이유로는 장군과 장군이 아닌 자에게 요구되는 역할의 차이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가장 컸기에 말이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