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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30%가 자산축적-소비기간 불균형 겪을 것”

입력 | 2012-09-13 03:00:00

■ 금융노년학 창시자 커틀러 박사 방한 인터뷰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인구의 30%가량은 인생에서 자산축적과 소비기간의 불균형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닐 커틀러 박사(사진)는 11일 한양사이버대 시니어비즈니스학과 초청강연을 마치고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과거에 비해 사회 진출은 늦어지고 은퇴는 빨라져 소비기간이 늘어난 만큼 인생 재설계가 불가피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은퇴 후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자산을 설계하고 취미생활을 갖거나 사회봉사활동 계획 등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틀러 박사는 미국금융노년전문가협회(AIFG) 초대 회장으로 금융노년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한국에는 금융노년학전문가과정(RFG)을 소개하기 위해 10일 방문했다. 금융노년학은 미국에서 금융, 부동산, 복지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작년 6월 RFG가 도입됐다.

그는 “고령화 시대에 따라 노년학을 금융, 환경, 기술 등과 접목하려는 시도가 많아졌고 금융노년학도 같은 맥락”이라며 “시니어 고객을 대할 때 그들의 정신적, 신체적 변화를 알고 적합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소개했다. 금융학자 또는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숫자를 다루는 데는 전문가지만 복지, 노후 등 실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은 점을 보완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커틀러 박사는 “‘미들 에이지 칠드런’ 계층에 주목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들 에이지 칠드런’은 25세 이하의 자녀가 있고 동시에 부양해야 할 노부모가 살아있는 50대를 말한다. 한국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도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커틀러 박사는 “미국의 경우 1900년대 미들 에이지 칠드런이 50대 인구 중 39%에 불과했지만 1990년대에는 80%로 늘었다”며 “금융업 측면에서 보면 가장 많은 자산을 가진 주요 고객층이므로 이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인 자녀가 노부모와 함께 사는 기간을 수치화할 수 있는 공식도 제시했다. 노부모가 75세 이상 살고 있는 기간을 자녀가 20세 이후 성인으로 지낸 기간으로 나눈 비율이다. 예를 들어 80세 부모를 둔 50세 가장의 노부모 부양기간 비율은 17%다. 커틀러 박사는 “이 수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난다”며 “늙은 부모가 부담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에 맞는 가족관계 설정이나 자산 설계를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