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정치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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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 정치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라
사내 정치는 무조건 나쁜 게 아니다. 물론 무분별한 줄서기와 사조직 형성, 모함 등 나쁜 사내 정치도 있다. 기업의 경영목표가 불확실하고 조직원들의 성과평가 기준이 모호할 때 나쁜 사내 정치가 판을 친다. 하지만 긍정적 측면의 사내 정치도 존재한다. 기업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조직 내의 갈등과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활동은 좋은 사내 정치다.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위해 권력 및 다른 자원을 얻는 과정에서 사내 정치가 좋은 도구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내 정치도 결국 인간관계의 한 모습이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 긍정적 측면의 사내 정치 역량은 개인과 조직의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을 준다.
A그룹 홍보팀 김 매니저는 업무특성상 기업 내 타 부서원들과의 협업이 잦았다. 그는 업무 수행 중 귀동냥으로 듣게 된 타 부서 정보를 직속상사에게 빠짐없이 보고하곤 했다. 상사도 이러한 김 매니저의 행동을 좋아했고 본인의 승진을 위해 힘써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갈수록 업무 외적으로 타 부서의 팀원들을 만나는 일에 열중했다. 어느 날 상사는 그를 불러 그렇게 사람들과 놀러 다니면서 일은 언제 하느냐며 핀잔을 줬다. 그룹 내에서도 김 매니저가 입이 가볍다는 소문이 돌아 모두가 그를 경계했다. 본인의 역량을 기르는 일보다 사내 정치에 더 큰 관심을 가지면 김 매니저 사례처럼 부작용이 생긴다. 실력도 없이 상사의 파워만 보고 따르는 것은 본인의 경력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길 수 있다. 사내 정치보다는 실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 상사를 이기려고 하지 마라
B기업의 최 본부장은 독불장군 스타일로 기업 내에서 악명이 높다. 본인의 생각을 무조건 강요하고 반발하는 직원들에게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부하직원들은 다른 부서로 옮기거나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최 본부장에게 인정받는 유일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 과장이었다. 이 과장은 최 본부장이 무리한 업무지시를 내릴 때 반발하기보다는 일단 수긍을 한 후 부족한 부분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조금씩 제안했다.
조직생활에서 상사에게 반기를 들거나 등을 돌려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사내 정치를 잘하려면 리더십에 대응하는 개념인 ‘팔로어십(followership)’을 길러야 한다. 팔로어는 무조건적인 ‘예스맨’이나 ‘아부꾼’과 다르다. 상사를 견제하면서 보필하는 상사의 참모이자 오른팔 역할을 하는 이를 말한다. 팔로어는 상사가 지시한 바를 착실하게 실행하며 상사의 부족한 부분을 알아내서 채워준다. 일을 추진하는 방향이 다르면 상사를 비난하기 전에 상사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말은 자칫 뉘앙스에 따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업무추진 상황부터 의견, 불만 등을 e메일로 적어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느 회사나 부서 이기주의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부서 간 이기주의로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협조가 잘되지 않고 다른 부서의 아이디어나 의견을 깎아내리며 무시하는 상황이 조직 내에서 자주 벌어진다. 하지만 C그룹의 박 차장은 늘 회의석상에서 다른 부서장들의 의견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접근했다. 시간이 나는 대로 타 부서원들과 교류도 한다. 이 때문에 박 차장을 꺼리는 부서장이나 조직원들은 사내에 거의 없다. 얼마 전 그가 C그룹에서 야심 차게 준비하는 신규사업의 팀장으로 승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도 상대방의 스타일에 맞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격이 급한 상사에게는 진행사항과 핵심사안만 보고하고 꼼꼼한 상사에게는 세부자료까지 빠짐없이 보고해야 한다. 특히 반대의견을 말해야 할 때에는 겸손한 태도와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내용보다는 태도를 가지고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2호(2012년 9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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