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硏 역대 선거 분석
김 원장이 주목한 것은 4·11총선 당시 서울 노원갑에서 낙선한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득표수다. 막말 저질 발언으로 새누리당으로부터 후보 사퇴 압박을 받은 김 후보는 총선에서 3만6083표를 받았다. 이는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2004년 같은 지역구에서 승리할 때 받은 표수(3만6922표)와 거의 같다. 노원갑에서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당선된 것은 정 전 의원에게 갔던 중도 표를 빼앗아 온 결과가 아니라 우파 진영이 더 많이 투표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과거 대선에서도 이런 현상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김 원장은 분석한다. 2007년 이명박 후보는 정동영 후보를 531만 표라는 역대 최다 표차로 이겼다. 그렇다고 최다 득표를 한 것은 아니다. 이 후보의 득표수는 1149만여 표였다. 이는 2002년 노무현 후보에게 패한 이회창 후보의 득표수(1144만여 표)와 거의 일치한다. 이명박 후보의 최다 표차 승리는 노 후보를 찍은 유권자(1201만여 명) 중 상당수가 이 후보를 찍었기 때문이 아니라 노 후보를 찍은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투표를 포기한 결과라는 얘기다. 실제 2007년 대선에서 광주의 투표율은 64.3%로 2002년 때(78.1%)보다 13.8%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대구의 투표율은 2002년 71.1%에서 2007년 66.8%로 4.3%포인트 하락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