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김모 씨(62)는 자신의 명의로 돼 있는 재산을 배우자에게 이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임대수입이 짭짤한 강남구 역삼동 상가(기준시가 26억 원)를 증여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김 씨는 6억 원짜리 아파트와 4억 원가량의 금융재산도 있다.
A.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재산에 대해 10∼50%의 누진세율을 적용해 과세하는 세금이다. 따라서 한 명에게 재산이 치우쳐 있으면 세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세 부담을 줄이려면 생전에 미리 가족들에게 증여를 해 재산을 분산하는 게 좋다. 다만 사망이 임박한 시기에 하는 사전증여는 세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상속세는 상속재산에서 상속공제 등을 뺀 과세표준에 누진세율을 적용해 산정한다. 김 씨의 경우 상가와 아파트, 금융재산을 더한 36억 원이 상속할 재산이다.
그런데 김 씨가 생전에 상가를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배우자 증여공제로 6억 원을 공제받고 과세표준 20억 원에 대해 내야 할 증여세는 5억7600만 원이다. 그리고 증여 후 10년 이내에 김 씨가 사망해 상속이 일어나면 이 상가는 다시 상속재산에 포함돼 과세대상이 된다. 이때 이미 낸 증여세는 상속세에서 빼주지만 배우자에게 사전 증여한 것으로 인해 배우자상속공제 금액은 줄어든다.
이은하 미래에셋증권 WM비즈니스팀 세무사
따라서 상가에 대해 낸 증여세를 차감해도 내야 할 상속세는 1억8720만 원이 된다. 생전에 상가를 넘겨받으며 낸 증여세와 상속세를 합치면 총 세금은 7억6320만 원이다. 결국 김 씨가 사전증여를 해 3억6000만 원가량의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증여 시기와 사전증여 금액을 정할 때는 나중에 발생할 상속세까지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