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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Less 10 More… 癌을 이기는 식탁] 물 먹는 하마가 되자

입력 | 2012-09-14 03:00:00

한국인 70% 물 섭취 모자라 성인, 하루에 최소 8잔 마셔야




‘물 쓰듯 한다.’ ‘나를 물로 본다.’

이런 표현은 모두 물(水)이 하찮다는 인식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휘발유보다 비싼 물이 판매되는 시대다. 이런 것을 보면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은 아마 몇백 년 뒤를 내다볼 줄 아는 인물이었나 보다.

동의보감 논수품(論水品)에는 ‘하늘이 사람을 내고 물로 곡식을 기르니 물이 어찌 소중하지 않겠는가’라며 ‘사람에 따라 몸이 살찌고 마른 것이라든가 수명의 길고 짧음은 마시는 물에 그 원인이 있다’라고 적고 있다.

또 잡병편(雜病篇)에는 약으로 쓰는 물 33가지를 구분해 놓을 정도다. 정화수 한천수 국화수 납설수 춘우수 등…. 그만큼 물을 중요시해 왔다.

새벽에 길은 정화수, 섣달에 눈 녹인 납설수…. 조상들은 물에 대해 경외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물은 건강의 단초다

현대인의 고질병인 몇몇 질환은 적당한 물을 쓰면 예방효과가 높다고 한다.

옛 사람들도 물을 건강의 근본으로 생각했다. 병이 나면 우선 정갈한 물로 몸 안 찌꺼기를 씻어내는 방법을 썼다. 그래도 병이 낫지 않으면 약을 썼다.

인체의 구성은 단백질 16%, 지방 14%, 무기질 5%이며 나머지는 물이다.

물은 혈액순환을 주도하고 체온을 조절하며 세포의 신진대사를 돕는다. 내장과 조직의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독소를 없애며, 포도당을 만드는 데 관여한다. 변비를 해소하고 설사와 구토를 치료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깨끗한 물을 마시고 싶은 욕망은 ‘물의 산업화’로 성장했다.

물이 돈이다. 이미 세계는 물 산업을 ‘파란 금(Blue Gold)’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최근 영국 리서치 기관인 GWI에 따르면 세계 물 시장 규모는 2010년 기준 4828억 달러(약 460조 원). 같은 시기 반도체 시장(2800억 달러)의 두 배에 육박한다. 2025년에는 86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수돗물을 받아 마시는 사람을 주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 물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1%(약 14억2000만 달러) 수준이다. 물이 그만큼 건강에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물 적게 마시는 한국인

비싼 물을 마시고는 있지만 정작 한국인의 물 섭취량은 매우 부족하다.

최근 국내 한 생수업체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 1099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물 몇 잔 드세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에 물 5∼6잔(1.0L 안팎) 마신다는 응답이 30.1%로 가장 많았다. 이는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인 1.5∼2.5L(8∼13잔)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27.9%는 3, 4잔으로 더욱 적게 마셨으며 9잔 이상 권장량을 마시는 비율은 16.8%에 그쳤다. 한국인 70% 정도가 권장량을 밑도는 수분을 섭취하고 있다.

특히 응답자의 47.3%는 카페인 음료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약계에서는 “이뇨작용을 하는 카페인 음료를 마시면 더 많은 수분을 배출하게 돼 카페인 음료 3잔을 마시면 하루 물 8잔을 마셔도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지 못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암예방학회는 홈페이지 ‘영양소의 이해’편에서 ‘물은 가끔 영양소로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나, 우리 몸의 혈액과 신체 각 조직을 구성하면서 영양소와 노폐물을 운반하고 체온을 유지해 주는 등 인간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요소다. 일반적으로 성인에 필요한 물은 하루에 6∼8컵’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 어떻게 마셔야 할까

국내 암 관련 학회나 유사단체, 환자 자생단체 등에 따르면 물을 마시는 데도 양과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적어도 지금보다 1.5배는 더 마셔야 한다.

경남 양산 토곡산에서 암 환자의 요양 건강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자연생활의 집’ 송학운 원장(61)은 건강한 물을 마시는 요령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송 원장은 “먼저 깨끗하고 순수한 물을 마셔야 한다”며 “우리 몸에 생명수로 작용할 수 있는 물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살아있는 물, 즉 끓이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즉, 땅속을 흐르다가 지상으로 솟아오르는 청정지역의 샘물이 첫 번째요, 다음으로 깊은 땅속을 흐르는 지하수가 두 번째라고 꼽았다. 수돗물이나 정수기를 통과한 물, 오염지역의 지하수, 시판 생수 등에 대해선 거부감을 보였다.

‘자연생활의 집’에서 권하는 물 마시는 법을 소개한다.

1 일어나면서 0.5L를 마신다.

2 오전 10시경 0.25L를 마신다.

3 낮 12시경 0.25L를 마신다(식사 30분 전).

4 오후 3시경 0.25L를 마신다.

5 오후 6시경 0.25L를 마신다(식사 30분 전).

6 잠들기 1시간 전 0.25L를 마신다.



이기진 기자·한중양식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