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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상품 뜯어보기]자산배분펀드… 시장상황 따라 자산별 투자비중 조절

입력 | 2012-09-17 03:00:00


요즘 펀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펀드계좌는 1642만 개로 ‘펀드 붐’이 일었던 2008년 6월(2511만 개)에 비해 4년 만에 약 900만 개가 사라졌습니다. 증시의 변동성이 크다 보니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허용한 ‘자산배분펀드’에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산배분펀드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되 시장 상황에 맞춰 자산별 투자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자산배분펀드는 ‘비율조정형’과 ‘비율고정형’ 2종류입니다. ‘스윙펀드(Swing Fund)’라고도 불리는 비율조정형의 경우 2개의 자산에 투자하면서 각각의 편입 비중을 25∼75%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때에는 주식을 환매해 25%까지 비중을 낮추고 채권에 75%까지 투자하는 식이죠.

기존에도 주식과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산 중 중심이 되는 한 종류의 비중을 50∼60%로 유지해야 해 투자유연성이 낮을 수밖에 없었죠. 이에 비해 스윙펀드는 각 자산의 비중을 더 큰 폭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비율고정형 자산배분펀드는 각 투자자산을 미리 정해진 비율에 따라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산이 2개면 각각 50%, 3개면 각각 33%씩 투자하는 것이죠. 이로써 2개 이상의 다양한 자산에 골고루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단, 자산배분펀드는 변동의 폭이 큰 만큼 투자자가 예상치 못한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 국내 스윙펀드의 원조 격인 인사이트 펀드가 이 점 때문에 문제가 됐습니다. 2007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인사이트 펀드는 운용사가 주식이나 채권의 비중을 0∼100%까지 조절하는 구조입니다. 이 펀드는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원금이 반 토막이 나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비율조정형 자산배분펀드로는 이미 ‘슈로더아시안에셋인컴펀드’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주식, 채권, 금에 각각 30%씩 투자하는 ‘자산3분법 증권펀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산배분펀드가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상품 구조나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상품인 만큼 꼼꼼히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