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장 직원과의 약속 지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청주3공장 제조12팀에 보낸 야구공. 최 회장은 야구공에 직원 13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직접 적어 넣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6월 29일 SK하이닉스 청주공장 M12라인 준공식을 마친 뒤 현지 직원들과 가진 ‘해피토크’ 간담회에서 한 여직원으로부터 이렇게 적힌 종이쪽지를 받았다. 쪽지에는 같은 팀 소속 13명의 명단도 적혀 있었다.
두 달여가 지난 최근 쪽지의 주인공인 청주3공장 제조12팀 사무실에 상자가 배달됐다. 박스 안에는 팀원들 이름을 일일이 적은 사인 볼 13개가 들어있었다. 발신인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이천과 청주 공장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고 있다. 2월 이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작업복 차림으로 임직원들과 식판을 들고 점심식사를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신입사원이 티셔츠 상의에 사인을 요청하자 ‘사랑합니다’라는 글을 써주고, 흥이 오른 한 직원이 “업어주겠다”고 하자 등에 업히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경영 스타일에 대해 전자업계에선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빅딜을 통해 합쳐진 SK하이닉스는 조직원들 사이에 일체감이 부족한 편이었는데 SK가 인수한 뒤 ‘행복’을 키워드로 건전한 기업문화를 뿌리내리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