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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美 재무장관 서머스 교수 “경기침체 탈출하려면 더 많은 지출이 답”

입력 | 2012-09-18 03:00:00


“글로벌 경기 침체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지출(투자)이 이뤄져야 합니다.”

로런스 서머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사진)는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며 “국민연금이 현재 16% 수준인 해외투자를 50%까지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서머스 교수는 “현재 경제가 예전의 잠재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들 저축만 하고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세계적인 불황을 예로 들며 “미래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은 대출을 늘리는 등 경기를 확장시켜 곧 버블(거품)이 터지게 해 경제위기를 만든다”고 전제한 뒤 “이후 사람들이 과거 경험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제가 위축돼 또 다른 경제위기가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상황이 지속돼 위험자산의 매력도가 높은 상황인데도 모든 투자자가 ‘안전에 대한 욕망’이 강해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위기를 넘어서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수요와 투자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머스 교수는 “금리정책은 인플레이션을 막는 수단에 지나지 않고 진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출’”이라며 “이러한 때에는 국민연금과 같이 장기적 관점을 지닌 공적 연기금이 나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현재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며 “투자 다각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투자 모범을 보이고 한국을 넘어 글로벌 경제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머스 교수는 최근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효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1, 2차보다 (글로벌 여건이)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가고 있어 세계경제 위험을 상당부분 완화해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저금리가 계속된다면 정부의 지출이나 총수요에서 왜곡이 생길 수도 있어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유보적으로 지적했다.

서머스 교수는 미국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냈고 올해 초에는 김용 현 세계은행 총재,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 등과 함께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국민연금 창립 25주년을 맞아 열린 국제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