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기준 2년 6개월∼15년인데 부산지법서 2년6개월만 선고피해자는 자살까지 시도
동료 여교수를 성폭행한 의대 교수에게 검찰과 법원이 법정 최저 형을 구형하고 선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이광영 부장판사)는 17일 외국 학회에 동행한 여교수를 성폭행한 혐의(준강간치상)로 불구속 기소된 부산 모대학 의대 교수 A 씨(44)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하고 신상정보를 3년간 공개하도록 했다.
지난해 유럽에서 열린 한 학회에 참석한 A 씨는 다른 모대학 의대 여교수 B 씨 등과 숙소인 호텔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이후 B 씨가 술에 취하자 방에 데려다 준 후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30대의 미혼여성인 B 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한 달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자살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의사로서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데도 파렴치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에게 극심한 육체·정신적 고통을 줘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초범이고 술을 마시고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A 씨의 소속 대학은 A 씨가 4월에 기소됐는데도 아무런 인사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진료 중단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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