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직원들의 수당을 회사 내 최고로 올려라.(2011년 나이지리아 현장을 찾은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2차 해외건설 붐을 맞으면서 건설업체들이 해외공사 수주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다. 플랜트, 발전 등 공사가 늘면서 채용 인력의 전공도 토목·건축에서 기계·전기·화학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졸, 여성, 지방대 출신 등에게도 채용의 문이 넓어지거나 열렸다.
8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12 건설인재 채용콘서트’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진 씨(여·건축공학과 4학년) 등 여성들이 대거 몰렸다. 29, 30일 이틀 동안 참가한 1700명 가운데 700여 명이 여성 구직자였다.
대한건설협회의 건설사 입사지원 프로그램인 ‘건설사 취업인증제’ 온라인 과정은 올 6월까지 등록자의 90%가 건축·토목 전공이었으나 현재 등록자의 40%가 기계, 전기, 화학 등 전공자들이다.
성균관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올해 GS건설에 입사한 박준철 씨(29)는 “해외 플랜트 현장에 파견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2007년 신입사원 70명 중 31명(44%)을 기계·전기·화학 전공자로 채웠으나 올해에는 300명 중 205명(68%)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도 이들 분야 전공자의 채용비율을 최근 5년 새 두 배로 높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해외 근무 중인 한국인은 2006년 4822명에서 지난해 1만8338명으로 4배 가까이로 늘었고 2015년까지 1만4000명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수주 지역이 넓어지면서 영어 이외의 외국어 수요도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에 능통한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현대건설은 이런 언어 전공자를 모아 ‘특수어 직군’을 따로 채용한다.
스페인어 사내 강좌를 수강한 유석준 현대건설 부장은 “콜롬비아·베네수엘라 및 코트디부아르 등에서도 공사를 따내면서 스페인어와 프랑스어가 중요해졌다”며 “언어가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2012 건설인재 채용콘서트’에서 채용 담당자들은 언어 능력을 강조했다. “영어능통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했다면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강하게 어필하라” 등과 같은 조언이 잇달았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