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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뮤지엄]모두 어디로 갔을까

입력 | 2012-09-18 03:00:00


사진작가 원성원의 ‘일곱 살―늦잠’(2010)이라는 작품입니다. 여러 곳에서 찍은 수천 장의 사진 중 300∼400장을 골라 컴퓨터 작업으로 오려 붙여 새로운 장면을 만드는 ‘디지털 콜라주’입니다. 실재와 상상이 공존하는 판타지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작가가 일곱 살에 했던 공상이 바탕이 됐다고 합니다. 오줌싸개였던 작가는 ‘어느 날 엄마가 사라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사로잡혀 공상의 나래를 펼쳤다고 합니다. 그림 속 사물들은 엄마가 좋아하던 화초와 배꽃나무, 엄마의 물건들로 장식되었던 크리스마스트리를 비롯해 어릴 적 공포의 대상이었던 연필과 토끼 같은 기억을 담은 것들입니다. 작가의 ‘디지털 콜라주’는 노동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10여 작품으로 구성된 한 시리즈를 완성하기까지 2년이 걸린다고 하네요. 노동과 시간이 집약된 독특한 사진 작업으로 어린 시절의 불안을 표현한 이 작품은 우리에게 삶은 어쩌면 ‘숨은그림찾기’가 아닐까 하는 공감을 선물합니다.

한미사진미술관 김선영 큐레이터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