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권 대형개발 추진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박원순 시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서해뱃길과 서울항 조성 사업,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등 대형 토건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사실상 사업을 폐기했다. 하지만 박 시장 취임 11개월 만에 강남권 대형 개발 계획을 다시 추진하기로 한 데는 그 일대 개발로 도시의 미래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논리에 박 시장이 공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코엑스 일대 몸집 더 키운다
시의 이번 계획은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강남권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 고위 관계자는 “삼성동 일대 부도심을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교두보로 재창조하기로 했다”며 “지난해 시장이 바뀌며 강남권 대형 개발 추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강남을 개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는 코엑스, 삼성역, 잠실운동장 일대를 △글로벌 비즈니스 △한류 문화 △스포츠 △관광의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다.
코엑스는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등 4개 분야를 의미하는 마이스(MICE)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위치. 하지만 코엑스나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현재 시설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코엑스 건너편 한국전력 용지에 대형 컨벤션센터와 호텔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또 △한전 용지 뒤편 한국감정원 용지 △서울의료원 용지 △이 일대 민간 소유 토지를 연계 개발해 시너지 효과도 높이기로 했다. 시는 강남의 노른자위인 한전 터에 주상복합아파트 등 주거용도 개발을 억제하는 대신 코엑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설을 주로 유치할 방침이다.
강남권 개발이 시의 구상대로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강남북 불균형 심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인근 땅값과 아파트값이 덩달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시도 “강남권 개발 계획은 서울 전체 개발 계획의 일부일 뿐”이라며 조심스러워한다.
도봉구의 한 관계자는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민자역사는 애초 2010년 완공을 예정으로 7년 넘게 사업이 진행돼 왔지만 아직도 지지부진하다”며 “강북 지역은 현안 사업 하나 제대로 해결해 주지 않으면서 이미 개발될 대로 개발된 강남을 더 키운다니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 전역에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화 인프라가 뛰어난 지역은 그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복지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늘리는 식”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