逐: 쫓을 축 鹿: 사슴 록
한(漢)나라 10년에 진희(陳희)가 모반하자 고조는 군사를 이끌고 토벌에 나섰다. 하지만 진희와 내통하던 한신은 병을 핑계로 치러가지 않았다. 오히려 가신들과 짜고 밤에 거짓 조서를 내려 각 관아 죄인과 관노들을 풀어 주고, 이들을 동원해 여태후(고조의 황후)와 태자를 습격한다는 모의를 꾸몄다. 이때 한신의 가신이 죄를 지은 것이 발각돼 한신이 그를 잡아 죽이려 하자, 그 가신의 동생이 여태후에게 한신의 모반 음모를 몰래 알려주었다. 여태후는 한신을 은밀히 잡아 들여 목을 베었다. 한신이 죽으면서 한 말은 이러했다. “괴통(괴通)의 계책을 쓰지 못한 게 안타깝다. 아녀자에게 속은 것이 어찌 운명이 아니겠는가?”
한신의 삼족도 멸해졌다. 진희를 토벌하러 갔던 고조가 돌아와 여태후에게 “한신이 죽을 때 무슨 말을 했느냐”고 물었다. 여태후가 사실대로 말하자 고조는 제나라에 있던 괴통을 잡아오게 하고는 한신에게 모반하도록 가르쳤느냐고 캐물었다. 괴통은 “그렇다”고 말하고는 “한신이 저의 계책을 썼다면 결코 그를 이기지 못하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조는 이 말에 화가 나 괴통을 삶아 죽이라고 명했다. 그러자 괴통이 말을 이어갔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