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유령 소나타’ ★★★★
연극 ‘유령 소나타’. 극단 골목길 제공
논리적인 이성으로 무장하고 팔짱을 낀 채 관람하는 관객에겐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한편으론 논리를 관장하는 ‘좌뇌’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하고 오로지 극이 주는 초현실적인 ‘맛’에 집중하면 예상외로 깊은 뒷맛을 느낄 수도 있다. 사실은 극단 골목길의 선 굵은 배우들이 펼치는 열연 덕분에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돼 지루할 틈도 없다.
1막에서 노인(이규회)은 간밤에 벌어진 재난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해낸 비범한 학생(김주완)을 우연히 만나 가난한 그를 돕기로 한다. 당초 노인의 계획은 저택에 살고 있는 대령(김주헌)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복수를 하려는 것이었는데, 저택을 빼앗아 학생에게 주려는 것으로 계획을 바꾼다. 노인은 젊은 시절 사랑했던 여성과 자신의 친딸을 대령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 : i : : 올해 서거 100주기를 맞은 스트린드베리를 기념하는 연극제의 첫 작품이다. 10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게릴라극장. 3만 원. 02-6012-2845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