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넉넉한 추석, 귀성 한 김에 부모님 암 검진 선물하세요
위암과 대장암은 스트레스, 서구화된 식습관, 음주로 인해 ‘한국인이 잘 걸리는 암’ 상위권에 속하지만 일찍 발견하면 치료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이상우 교수(오른쪽)가 내시경으로 위암을 진단하는 장면.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남자 3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번은 암에 걸린다. 여자는 5명 가운데 1명이다. 대체로 암은 나이가 들면서 발병확률이 높아진다. 전통적으로 위암이 가장 많다. 최근에는 대장암의 발병률이 급속하게 증가해 아시아에서 1위, 전 세계적으로 4위다. 특히 50대와 60대가 위암과 대장암에 많이 걸린다. 평균수명이 늘면서 경제활동기간이 길어졌고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음주 같은 위험요인이 덩달아 증가했기 결과다. 일찍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다. 이번 추석 때 부모님의 위와 대장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들의 도움말로 이 병에 대해 알아보자.
○ 위암의 주범은 위염
대장암은 겉으로 보기엔 특별한 증상이 없다. 그러나 혈변, 복통, 설사, 변비 등 배변과 관련된 증상이 심하다면 대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잦은 빈혈도 위험하다. 소화기내과 구자설 교수는 “대장은 다른 장기에 비해 탄력성이 좋아서 다른 암보다 증세가 늦게 나타난다”며 “아랫배 통증, 변비, 설사 등 소화기능에 가벼운 증세가 있어 병원을 찾았다가 암을 발견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과 위암이 생기는 데는 식생활습관과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 짠 음식, 햄, 소시지류, 베이컨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흡연도 위암의 위험도를 2∼3배 늘린다. 위암의 원인으로 널리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대해 의학적으로 확정된 결론은 없다. 헬리코박터균 보균자가 반드시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가족력이 있으면 치료를 고려하도록 한다.
암은 가족력에 따라 발병 위험도가 달라진다. 가족 중에서 위암,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위염, 위궤양, 대장용종 등의 치료를 받았다면 주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족력은 여러 모로 중요한 검토대상이다. 유전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당장은 식습관이 같기 때문에 가족력을 주목해야 한다. 보통 가족은 함께 식사를 한다. 이 때문에 가족 전체가 잘못된 식습관을 가진 경우가 많다.
○ 내시경으로 검사와 치료를 한꺼번에
최근에는 내시경 기기와 시술법의 발달로 암 수술도 전점 간단해졌다. 암의 진단은 물론이고 예방도 가능하다. 배에 내시경을 넣는 복강경을 활용한 위암과 대장암 수술도 늘어나는 추세다.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수술’은 환자의 배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0.5∼1cm의 작은 구멍을 통해 소형카메라 등 수술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상부위장관외과 박성흠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기존 개복 수술에 비해 후유증이 작고 회복 기간이 짧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의 내시경 시술 건수는 연간 1만2000건을 넘는다. 내시경센터는 소화관운동검사, 초음파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위한 장비를 갖췄다. 소화기질환의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하다. 2007년에는 캡슐 내시경도 도입했다. 위암에선 박성흠, 김종한 교수가, 대장암에는 엄준원, 민병욱 교수가 중심이 돼 진료를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다학제 진료’로도 유명하다.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상부위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를 주축으로 여러 진료과목 의사들이 함께 진료하는 시스템이다.
대장항문외과 엄준원 교수는 “대장암은 내시경으로 진단하고 신체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치료법을 결정한다. 내시경적 절제술, 최소침습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으로 환자 개인에게 꼭 맞는 맞춤 치료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