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手)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미국 TV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천재 건축가 마이클은 형 링컨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을 선고받자 탈옥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는 교도소 설계도를 온몸에 문신으로 새긴 뒤 일부러 은행을 털고 감옥에 간다. 그들은 화장실 변기를 뜯어내고 하수구를 통해 탈옥한다. 영화 ‘쇼생크 탈출’도 탈옥 얘기다. 주인공 앤디의 감방에는 1940년대 할리우드 섹시스타 리타 헤이워스의 핀업 사진이 붙어 있다. 앤디의 탈옥 소식에 교도소장이 감방을 찾아 핀업 사진을 뜯어내자 앤디가 탈옥을 하기 위해 뚫은 구멍이 나타났다.
▷1970년대 홍콩에는 ‘고무 인간’으로 불리던 도둑 쉐용선이 있었다. 창문 하나 없는 특별감방에 수감된 그는 꾀병을 부려 의무실로 실려 간 뒤 의사를 묶고 너비 20cm도 안 되는 작은 창문 앞에 섰다. 그의 곧았던 허리가 구부러졌다. 이어 툭 하는 소리가 나고 어깨가 탈골된 것처럼 축 처졌다가 가슴 앞으로 접혔다. 가슴과 머리가 차례로 안쪽으로 구부러졌다. 고무 인간의 몸이 절반으로 줄어 창문으로 빠져나갔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