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강정호가 18일 잠실 LG전 6회초 2사 1·2루 김민우 타석 때 2루서 3루로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이로써 강정호는 이종범(전 KIA) 이후 유격수로는 사상 2번째로 20-20클럽에 가입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LG전 6회 적시타 때린후 2루·3루 연거푸 훔쳐
삼성 신명철·강봉규 이후 3년만에 20-20 탄생
체력부담 큰 유격수로는 이종범 이후 15년만에
부상 딛고 결승타점… 어수선한 팀에 1승 선물
20홈런-20도루 클럽은 호타준족의 표상이다. 장타력뿐 아니라 빠른 발과 주루 센스까지 겸비한 선수만이 달성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20-2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18일 잠실 넥센-LG전에서 역대 통산 34번째 20-20 클럽 가입자가 탄생했다.
이미 20개의 홈런을 때려내 20-20 클럽에 도루 2개만을 남겨둔 넥센 유격수 강정호(25)는 6회초 1사 3루서 결승 좌전적시타를 치고 출루한 뒤 2루와 3루를 연속으로 훔쳤다. 2009년 신명철과 강봉규(이상 삼성) 이후 3년 만에 20-20 클럽 멤버가 됐다.
지난해 팀의 4번타자를 맡은 부담감으로 부진했던 강정호는 올 시즌 들어 잃었던 타격감을 회복했다. 지난해 넥센에 합류한 박병호가 4번을 맡고, 5번으로 한 타순 내려왔다. 부담을 덜자 시즌 초반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전반기에는 홈런 1위를 달리기도 했다.
후반기 들어선 체력이 저하되면서 부상이 겹쳐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은 뒤 봉와직염으로 번져 수술까지 받았다. 약 2주간 쉰 뒤 복귀했지만 장타력을 잃으면서 타격 페이스도 뚝 떨어졌다. 최근에는 허리부상까지 겹쳐 이날 LG전에 출전하기 전까지 2경기를 쉬었다.
김시진 감독의 전격 경질로 이날 넥센 선수단은 다소 어수선했다. 이전까지 2경기를 내리 쉰 강정호는 원래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는 경기 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한 뒤 코칭스태프에게 출전의사를 드러냈다. 수비는 쉽지 않지만 지명타자로 나서겠다고 투지를 보였다. 그는 이날 결승타점까지 올리며 어려운 처지에 있던 팀에 값진 1승을 안겼다.
○넥센 강정호=마무리 (손)승락이 형이 잘 던져줘서 고맙다. 유격수로 역대 2번째 20-20 달성이라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번 시즌 많은 도루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도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준 주루코치님 덕분이다. 남은 경기를 잘 하는 게 김시진 감독님께 보답하는 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