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권 적극 행사를” 목소리
국민연금의 10대 그룹 지분이 4%를 넘어 해당 그룹 총수의 지분보다 두 배 이상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재벌닷컴이 자산 순위 10대 그룹의 상장 계열사 93개를 대상으로 6월 말 기준 지분 상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지분은 평균 4.14%였다. 반면 해당 그룹 총수의 지분은 평균 1.98%에 그쳤다.
국민연금의 10대 그룹 지분은 지난해 같은 시점(3.66%)보다 0.48%포인트 늘었다. 이는 국민연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10대 그룹 상장사 주식을 적극 매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 17개에 대한 지분도 지난해 5.28%에서 6.00%로 0.72%포인트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9.59%) 주식 매입이 특히 많았다. 현대중공업그룹 지분은 지난해 4.89%에서 올해 5.55%로, 한진그룹 지분은 4.43%에서 5.00%로, SK그룹 지분은 4.89%에서 4.95%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한화그룹 지분은 소폭 감소했다. ㈜한화 지분이 지난해 7.43%에서 올해 7.39%로, 한화케미칼은 6.16%에서 4.93%로 줄었다. 계열사 전체로는 0.14%포인트 감소한 1.02%가 됐다.
금융업계는 앞으로도 10대 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민연금이 그룹 총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지분을 소유하면서 국민연금의 역할론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현재 자신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과 회사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