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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때론 축복, 때론 재앙 ‘두 얼굴의 불’

입력 | 2012-09-20 03:00:00


원전 재가동은 국가적인 전력 수급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정책을 재검토하던 일본도 후쿠이 현 오이 원전 3, 4호기를 재가동하고 있다. 현재 운전 중인 전 세계 원전의 33%가 고리 원전처럼 계속운전 승인을 받은 것들이다. 고리 발전소를 놀려도 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동아일보 7월 26일자 A31면 사설)

불과 전기의 양면성 이해하기

여러분은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가 최근에 상영됐음을 기억할 거예요. 영화의 제목은, 영화 속에서 인류의 기원을 찾아 나서는 우주선의 이름에서 왔답니다. 왜 인류의 기원을 찾아 나서는 우주선의 이름을 프로메테우스라고 지었을까요?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인(神人)입니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죄로 말미암아 절벽에 묶여 매일매일 간을 독수리에게 파 먹히고, 밤새 자라나면 또 파 먹히는 끔찍한 형벌을 받았다고 하지요. 인간이 불을 사용할 줄 알도록 도움을 준 일이 왜 형벌이 됐을까요?

불은 빛과 열, 이 둘 모두로 인간에게 큰 도움을 주었답니다. 인류는 처음에는 자연에서 발생한 불을 보관하다가, 나중에는 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게 됐지요. 인간은 불 덕분에 사나운 짐승을 물리치고 음식을 익혀 먹게 됐습니다. 또 토기를 굽고, 풀무를 이용해서 더 높은 열을 내면서 청동기 문명이 시작됐어요.

청동기 문명의 뒤를 이어 철기 문명이 시작됐고, 어느새 인간은 폭약을 발명하게 됐습니다. 내연기관도 발명했고요.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활용한 겁니다. 급기야 핵이 가진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은 불이 지닌 빛의 성질도 이용했습니다. 열 이용보다는 발전이 더뎠지만 전기를 발명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여, 빛을 내는 전자의 장점을 이용한 통신시설의 발전, 즉 전화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이 나왔습니다.

불이 지닌 열의 기능과 빛의 기능 두 가지가 한데로 수렴된 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전기도 전자의 움직임이고 에너지도 전자의 전이나 방출과 연관되기 때문이죠. 앞에서 읽은 동아일보 사설도 원자력과 전기 사이의 이런 관계를 잘 말해줍니다.

결국 이런 모든 이야기는 인간이 불을 갖게 됨으로써 문화와 문명이 시작됐음을 알려줍니다. 다시 말하면 불은 인간의 지식과 지성, 그리고 자유와 자유의지를 뜻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이야기의 한가운데 프로메테우스 신화가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의 행동은 인간이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문명과 문화를 창조하는 위대한 존재가 되면서 신의 명령에 더는 복종하지 않고 자유의지를 행사하게 됐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기원을 찾는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의 제목과 우주선 이름을 정한 이유입니다.

불은 인간이 이룩한 문명의 상징이지만 재앙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프로메테우스 신화는 인간에 의한 불의 발견과 발명이 지닌 부정적인 측면을 이야기합니다. 또 인간에게 불의 사용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합니다. 이 신화는 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 만든 겁니다. 신화는 인간에게 전달하려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봐야 합니다. 불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인 셈이죠.

함께 생각해 봅시다

그럼, 이제는 다음과 같은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함께 나눠 볼까요.

①원자력 이용을 포기해야 하나=에너지와 전기 같은 불의 활용에 어떤 기준이 필요할까요. 환경을 우선하는 집단과 경제를 우선으로 하는 집단으로 나눠 토론해 봐요. 이때 두 그룹은 대표발언을 하는 패널 2, 3명과 각각의 패널에게 이론을 제공하는 소그룹으로 나눕니다. 사회자와 토론 과정을 기록하는 사람은 중립이어야 합니다.

②불의 발견과 발명은 인류에게 축복인가=인류 문명은 긍정적인 발전을 계속하는 중인가, 아니면 부정적 파멸로 치닫는 중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에게 벌을 주는 신 △불의 사용을 배운 원시인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 △원자의 힘을 처음 발견한 아인슈타인의 역할을 맡아 자기 생각을 밝혀 봅시다. 다른 사람은 이 역할극을 보고 감상문을 적으면 됩니다.

③전자기기는 어떻게 사용해야 하나=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각자가 지금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받은 경우가 있었는지를 먼저 이야기하세요. 발표에 이어서 다른 사람의 사례와 의견을 듣습니다. 다음에는 발표된 사례와 자신의 입장을 비교하고 토론하는 겁니다. 교사나 부모는 마지막 토론이 끝날 때까지 입장을 표명하면 안 됩니다. 토론 내용을 정리할 때는 특정 학생의 입장을 비난하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한상우 한국교원대 NIE 운영단장 (윤리교육과 교수)

오늘 얘기는 학교 수업시간에서도 다룹니다. 오른쪽 표를 보세요. 선생님과 학생, 학생끼리, 부모와 학생이 관련되는 부분을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찾아 도움을 받으세요.

: : 후쿠시마 재앙 : :

작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일어난 일본의 원전사고를 말한다. 초대형 지진(리히터 규모 9.0),
이로 인해 발생한 지진해일(쓰나미)이라는 자연재해, 보조발전기를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설치한 부적절한 설계, 그리고 초기 대응에 실패한 인재(人災)가 맞물렸음을 설명한다.

 

한상우 한국교원대 NIE 운영단장 (윤리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