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장 이어 구두도 이탈리아 스타일 대세
벨루티 ‘사튜낭 드라이빙 슈즈’. 벨루티 제공
이번 가을·겨울 남성 구두 트렌드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정장과 함께 신더라도 캐주얼한 디자인과 화려한 컬러가 유행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탈리아 스타일의 정장이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구두에서도 이탈리아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정장에 윙팁 슈즈를 신으면 형식을 갖춘 느낌을 상쇄하지 않으면서 산뜻하고 화려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윙팁은 새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W’자 봉제선이 박혀 있는 구두의 앞코를 뜻한다. 윙팁에 펀치로 뚫어놓은 듯한 구멍처럼 생긴 ‘브로그드’는 원래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서 구두 안에 찬 물을 배출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최근에는 패션을 위해 쓰인다. 특히 갈색 윙팁 구두는 정장과 면바지, 청바지와 두루 잘 어울린다.
더블 몽크는 발등에 끈 대신 버클과 스트랩을 이용한 벨트 모양의 장식을 붙인 구두다. 검은색을 제외한 모든 슈트와 잘 어울리며 주말에는 가죽점퍼, 청바지와 코디해도 좋다.
아테스토니 윙팁이 있는 옥스퍼드화(왼쪽), 벨루티 ‘가스파드 컬렉션’. 각 업체 제공
이탈리아식 슈트가 몸에 꼭 맞고 날렵한 것과 같이 이탈리아식 구두도 발에 꼭 맞고 날렵하다. 이탈리아식 구두를 이해하기 위해선 영국식 구두와 비교하는 것이 가장 용이하다. 영국 구두가 단정하고 무게감 있는 멋을 낸다면 이탈리아 구두는 화려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이다. 영국 구두의 앞코가 둥글고 투박하다면 이탈리아 구두는 앞코가 길고 뾰족하다.
가죽은 부드러운 소재를 쓴다. 아웃솔(밑창)이 영국 구두에 비해 얇고 발가락 부분은 실내화만큼이나 낮다. 이탈리아가 지중해 인근에 있어 온화하고 습도가 낮다는 기후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비가 자주 오는 영국처럼 밑창이 두껍고 넓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컬러도 다양한 편이다. 이탈리아 슈트는 갈색 색상 또는 체크무늬가 많기 때문에 구두도 검은색보다는 갈색이 슈트의 부드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가죽이 얇은 이탈리아 구두는 염료가 잘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색감이 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 구두에는 밑단이 좁고 길이가 적당히 짧은 바지가 어울린다. 양말은 팬츠와 비슷한 계열의 색 중에서 선택하면 색감이 통일성을 이뤄 더욱 날렵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좀더 멋을 내고 싶다면 바지 대신 셔츠나 타이, 포켓스퀘어와 어울리는 색으로 양말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