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 나라 국 無: 없을 무 常: 항상 상 强: 굳셀 강 弱: 약할 약
“나라는 항상 강할 수 없고 항상 약할 수도 없다. 법을 받드는 사람이 강하면 나라가 강해질 것이고 법을 받드는 자가 약하면 그 나라는 약해질 것이다(國無常强, 無常弱. 奉法者强, 則國强, 奉法者弱, 則國弱)” 한비자 ‘유도(有度)’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춘추전국시대에는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었다. 초나라는 장왕(莊王)이 스물여섯 나라를 병합해서 영토를 3000리(里)나 확장했으나, 장왕이 죽어 사직을 관장하지 못하게 되자 쇠약해지고 말았다. 제나라의 환공(桓公)도 30여 나라를 병합해 영토를 늘렸으나, 환공이 죽은 뒤 제나라는 바로 쇠락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 국가의 흥망의 관건은 군주의 역량에 달려 있기에 어떤 군주가 다스리는가하는 문제가 바로 국가의 역량과 직결된다는 것이 한비의 논점이다. 강력한 법치 리더십을 가진 군주가 원칙과 소신을 갖고 다스려야만 한 나라의 역량이 집약돼 대내외에 힘을 과시할 수 있다. 생존과 패망이라는 갈림길에서 군주는 윤리도덕이나 주위의 평판 등 사적인 감정과 인연에 치우친 국가경영보다는 철저한 객관적 기준에 따른 정치를 해야 한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