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도 함께 먹자, 고수레!/장세현 지음·김선배 그림/96쪽·1만2000원·휴먼어린이
음식을 먹을 때 귀신에게 먼저 떼어 바치지 않으면 탈이 난다는 속신(俗信)과 결합돼 전국 곳곳에서 행해지는 옛 풍속이다. 술병을 따자마자 술을 조금 흩뿌리기도 한다.
풍속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변하거나 사라진다. 고수레도 예전만큼 흔히 보이지는 않는다. 이 책은 고수레를 포함해 희미해져가는 우리 풍속 다섯 가지를 동화로 엮었다. 선조들의 얼과 숨결이 녹아 있는 풍속을 통해 옛 시대의 삶과 정신세계를 가깝게 느낄 수 있다.
이부자리에 오줌을 싼 아이는 키를 뒤집어쓰고 이웃집에 보내 소금을 얻어오게 했다. 그 소금으로 아침밥을 먹으면 오줌을 가릴 수 있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 소금은 부정을 씻어주고 병을 낫게 하며 액운을 막아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었다. 오줌을 싸게 하는 나쁜 기운을 소금으로 물리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나무에 남겨 놓은 까치밥에서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새해 첫날 그림을 선물하거나 집 안에 붙이는 풍습인 ‘세화’에서는 나쁜 귀신을 막고 집안에 복을 불러들이려 했던 조상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