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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열린 종교-닫힌 종교… 결국은 신도들의 몫

입력 | 2012-09-22 03:00:00

◇종교란 무엇인가/오강남 지음/436쪽·1만3000원·김영사




11일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가 리비아의 제2도시 벵가지의 미 영사관에 들렀다가 무장한 시위대 수십 명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시위대는 미국 영화 ‘무지한 무슬림’이 이슬람교의 선지자인 무함마드를 동성애자, 아동성애자로 그린 것에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끊이질 않는 종교 갈등으로 인한 폭력과 테러. 그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 비교종교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영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종교가 이제 문제를 해결해주기보다 오히려 문제를 더 많이 야기하는 형국”이라고 통탄한다.

책은 종교의 진리, 근원, 신앙, 미래 등 다양한 면을 짚어나가지만 결국 종교의 배타성이란 문제에 논의를 집약한다. 저자는 종교를 둘로 나눈다. 하나는 스스로 정한 절대 권위에 복종만을 강요하는 ‘닫힌 종교’, 다른 하나는 끊임없이 열린 마음으로 진리를 깨닫도록 촉구하는 ‘열린 종교’다. 하지만 ‘A 종교는 닫혀 있고, B는 열려 있다’는 식으로 간단히 정리할 수는 없다. 한 종교 안에서도 ‘열림’과 ‘닫힘’이 공존한다. 결국 종교의 폐쇄성을 정하는 것은 신도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독법도 마찬가지다. ‘종교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앞세웠지만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종교에 대한 역사적 맥락과 지식을 구술하듯 풀어내 독자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과정을 돕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