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2년 풍랑에 동아시아 표류, 정약전 ‘표해시말’로 소개조선왕조실록에도 사연 실려… 25일부터 목포서 특별전
3년 2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은 당시 흑산도로 유배 왔던 다산 정약용의 형 정약전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정약전은 문순득의 파란만장했던 표류 과정을 날짜별로 기록한 ‘표해시말(漂海始末)’을 펴냈다. ‘표해시말’에는 문순득이 본 210년 전 동아시아 각국의 풍속과 사회상, 언어 등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다. 당시 오키나와 지역의 장례문화, 전통의상, 닭싸움을 좋아하는 필리핀 사람들의 생활상, 성당, 가옥구조, 나라별 선박구조에 대한 묘사까지 다른 어느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흥미로운 내용이 95쪽에 담겨 있다. 드라마틱한 홍어 장수의 삶은 조정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조선왕조실록에까지 이름 석 자를 남기게 됐다.
문순득이 160여 년 만에 부활한다.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가 25일부터 11월 25일까지 개최하는 ‘홍어 장수 문순득, 아시아를 눈에 담다’라는 특별전을 통해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표해시말’을 비롯해 ‘문순득을 가선대부(嘉善大夫·종2품에 해당하는 벼슬)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교지(敎旨), 남평 문씨의 호패, 그의 초상화 등 각종 유품,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마카오의 풍속 관련 유물과 자료 등 150여 점이 전시된다. 성낙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특별전을 문순득의 관점에서 그가 표류하다 머물렀던 지역에서 그가 직접 보거나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을 중심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문의 061-270-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