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 부산·경남 지사장
새누리당은 공천을 신청한 현직 단체장 및 (총선) 낙천 낙선자 문제를 정리하지 못했다. 하영제 예비후보 측에서는 현직 단체장 출마 반대 65.53%, 찬성은 16.33%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홍보하고 있다.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박완수 창원시장, 그리고 3선인 이학렬 고성군수를 겨냥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현직 차출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두 사람 모두 인물이 괜찮고 선거 경험과 경쟁력도 상당하지만 중도 사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적잖은 탓이다. 민주통합당 김두관 전 지사를 맹비난했던 것이 얼마 전이다. 박근혜 대선후보가 말하는 원칙과도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선거전에서 야권을 공격할 최대 무기인 ‘중도 사퇴 책임론’을 포기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창원 거제 거창 김해 진주 등지에서 임기 중간에 보따리를 쌌던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줄줄이 낙선한 전례도 있다. 시민의식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그만큼 야권 상황은 열악하다. 후보 단일화까지도 가시밭길이겠지만 단일화 효과 역시 2010년 지방선거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위장 무소속 논란→민주당 입당→중도 사임이라는 ‘김두관 학습효과’가 뚜렷해서다. 야권이 각자 후보를 내거나, 야권 대선후보가 선전하지 못하면 도지사 보선은 새누리당 주도로 진행될 확률이 높다.
이번 보선은 단지 도지사를 뽑는 선거 이상의 의미가 실린다. 경남 유권자는 258만 명(전체 유권자의 6.4%)으로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TK(대구경북)와 함께 PK(부산경남)라는 지역적 상징성도 띤다. 지사직을 내놓고 배수진을 쳤던 김 전 지사는 두 달 사이 빈손이 됐다. 대신 경남도민들은 지역과 국가 미래를 책임질 인물을 동시에 선택해야 하는 막중한 시기를 맞았다.
강정훈 부산·경남 지사장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