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통합의 핵심… 유창할때까지 교육
가나 출신 이민자 마틴 오 씨(오른쪽)가 수리남 출신인 친구(왼쪽)와 문화교육센터(CEC)에서 운전면허시험을 준비하는 모습. 암스테르담=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저소득층 지원 통한 이민자 지원
암스테르담 시는 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2004년 문화교육센터를 세웠다. 교육기관 육아시설 부동산 카페 등 23개의 시설이 들어섰다.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한 곳이 많다. 인터넷 중독자를 위한 치료·재활시설, 노인을 위한 카페, 건강상담 기관, 언어교육 시설이 대표적이다.
한단 아딘 센터 사무총장은 “이민자 밀집 지역이지만 주민 모두를 대상으로 센터를 운영한다. 센터를 통해 다양한 주민이 소통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출신을 이유로 구분 짓는 건 차별
암스테르담 문화교육센터(CEC) 앞마당. 이민자들이 만든 전통양식의 수공예품을 전시 했다. 암스테르담=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이민정책을 담당하는 고등통합위원회 브누아 노르망 사무총장은 “이민자를 현지인과 구분하는 차별은 어떤 것이든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대신 저소득층 지원을 통해 이런 계층이 많은 이민자를 배려한다.
예를 들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빈민지역에 가서 학습을 도와주도록 연계하는 식이다. 빈민층 자녀의 부모는 대부분 노동자여서 자녀를 교육시킬 여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했다.
빈민지역의 일부 학교에서는 어른들이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프랑스어를 배우도록 배려한다. 이 덕분에 이민자 부모는 자녀와 함께 프랑스어를 공부하면서 언어와 문화를 익힌다.
○ 다문화를 넘어서 통합이 중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0년에 “다문화주의는 실패했다”고 하자 일부에서는 독일이 자민족 중심주의로 회귀한다고 오해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민자의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 다문화주의만으로는 통합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책임과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총리실 직속인 이민·난민·사회통합대표부가 이 업무를 담당한다.
이민자는 독일어가 유창하지 못하면 600시간 동안 언어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래도 독일어가 능숙하지 않으면 300시간을 추가로 듣는다. 이 중 약 45시간은 독일의 문화와 정치에 대해 배운다. 독일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체류허가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지난해부터는 각급 학교의 독일어능력시험도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보충수업을 받도록 했다. 이민자 자녀가 언어 때문에 사회에서 낙오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랄프 게벨 이민·난민·사회통합대표부 특임장관실장은 “언어시험에 엄격한 의무를 부과하는 건 언어가 사회 통합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라며 “통합을 위해서는 이민자도 기본적인 언어와 제도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파리·베를린=이샘물 기자 evey@donga.com